2017년 2월 18일 집회 참가후기

* 이번에 처음으로 베를린행동 집회에 함께 한 임다혜의 후기 입니다. 땡큐

2017년 2월 18일 세월호 집회 참가후기

이번 세월호 집회는 침묵시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광장으로 향했다. 10명 남짓의 사람들이 모여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광장에 섰고, 노래 세 곡을 1시간 반 내내 돌아가며 틀었다. 날씨가 춥고, 집회는 침묵했지만 사람들이 하나 둘 관심을 보이며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집회에 온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가장 놀랐던 점은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세월호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는 사람들도 세월호에 대해 설명하니 그 이야기를 들었다며 많은 학생들이 구조되지 못해 유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노란리본이 자켓에 이미 달려있었다. 이전에 광장에서 세월호 시위를 본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 리본을 달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수 년간 꾸준히 베를린행동에서 세월호 집회를 꾸려온 덕분에 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에 대해 알고 있었고, 광장에서 노란리본을 마주하는 것이 자신들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반면에 세월호에 대해서 처음 듣는 사람도 많았다. 어떤 사람은 설명을 듣더니, “그러니까 세월호가 난민을 태우고 가던 배라는 말이지?”라고 묻더라. 유럽사람들에게는 사람이 많은 배가 침몰한다는 것은 당연히 난민들을 태우던 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난민이 아니라 국민들이 자국의 섬으로 이동하는 중에 배가 침몰했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믿을 수 없다며 자신이 이 일을 더 알리겠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내가 설명을 원하냐고 물으니, “딱 두 문장으로만 설명해라(Explain with no more than two sentences)”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죽었어(Hundreds of people passed away)” 그리고 “대통령은 그 때 없었어(The president was absent)”라고 했다. 그러더니 그 사람은 놀란 표정으로 “좀만 더 설명해줘”라고 하길래, 두 문장 이상인데 괜찮겠냐고 하니까 당장 설명해달라고 했다. 대통령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 이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인 것이다. 한 사람은 이야기를 듣더니, 자신이 칠레에서 왔는데 칠레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방관으로 죽어간다고 했다. 자신이 반드시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주겠다며, 진실이 덮여지지 않게 목소리 낼 수 있는 우리가 부럽다고 힘내라고 하고 갔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연대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부러운 것 일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세월호에 대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베를린 행동이 묵묵하게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정말 감사했다. 그 시간들이 켜켜이 쌓였기 때문에 토요일의 침묵이 강한 힘을 발휘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임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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