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_독일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매달 정기집회 하시는 뮌헨 세사모에 임혜지선생님의 글입니다. 먼 독일에서 세월호를 외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잘 담겨져 있어요. 꼭 읽어 주세요.
http://m.pressian.com/m/m_article.html?no=135310

독일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민들레] “알려줘야죠.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임혜지 뮌헨에서세월호를기억하는사람들 회원

지난여름부터 꼭 보고 싶은 영화가 하나 있었다. <암살>(최동훈 감독, 2015). 한국에선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보았다지만, 해외에 사는 나로서는 예고편만 수십 번 돌려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수밖에.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암살 풀타임’이라는 베트남어 자막 동영상을 발견했다. ‘웬 떡이냐.’ 손에 땀을 쥐며 보고 있는데 이런! 중간에 갑자기 끊어져 버리는 게 아닌가. 보다 말아서 더 궁금해진 나는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다. 그 반쪽짜리 동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다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갑자기 왜 이러지? 40년도 넘게 독일에 살면서 한국에 대한 향수도 별로 못 느끼는 내가 왜 이렇게 한국 영화 하나에 집착하는 걸까?

며칠 전, 뮌헨 광장에서 세월호 침묵시위가 열렸다. ‘뮌헨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집회였다. ‘뮌헨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무심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모임이다. 2014년 어느 날, 온 국민의 눈앞에서 수백 명이 물속에 가라앉아버린 사건에 충격을 받은 친구들 서너 명이 뮌헨 이자르 강변 중국집에 모였다. 혼자서는 너무 슬픈 나머지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울분을 토하던 중 다른 한인들도 지금 우리처럼 슬퍼하고 있을 거라며 그들과 함께 위로를 나누고 힘을 모을 수 있는 집회를 마련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집회 신고를 하고 홍보 포스터라도 만들려면 단체 이름과 연락처가 필요했는데, 희생자 가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 사건이 잊히는 것이라고 하기에 ‘뮌헨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대표는 모인 사람들 중 가장 자녀 수가 많은 사람이 맡기로 했다. 한 번 하고 끝날 줄 알았던 집회는 대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무능과 무관심을 지켜보며 20회를 훌쩍 넘겼고 ‘뮌헨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불어나기 시작했다. 멀리 있지만 우리까지 희생자와 유가족을 버릴 수 없다는 양심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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